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KAIST와 엔비디아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AIST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KAIST와 같은 우수한 대학, 스타트업, 정부, 연구기관 등과 협력해 한국의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환 영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과학기술 연구·교육기관과 세계 최고의 AI 반도체 기업의 협력이 가져올 파급 효과가 관심이다. 젠슨 황 CEO가 인정한 것처럼 KAIST는 협력의 한 축을 담당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는 국가 AI 연구거점으로서 정부, 산업계와 협력해 AI 반도체, 자율주행,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양자컴퓨팅 등 핵심 기술을 선도해 왔다"며 "젠슨 황 CEO가 말한 AI와 로보틱스의 결합은 우리가 집중해 온 연구 방향과도 같다. 앞으로 엔비디아와 긴밀히 협력해 AI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AIST는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협력해 본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인텔 및 네이버와 공동 연구센터를 세워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컴퓨터 역사를 써온 인텔이 국내 대학에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에 협력이 성사된다면 엔비디아의 세계 최고의 AI 반도체 플랫폼과 KAIST의 AI·로보틱스 연구 기술이 만나 혁신적인 제품 생산 및 서비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협력은 한국의 AI 연구 및 산업 수준을 글로벌 표준으로 격상시킬 뿐만 아니라 AI 혁신 생태계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불어 대덕연구개발특구를 AI 연구 클러스터로 고도화해야 한다. 정부와 대학, 산업계는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AI 인력을 이번 기회에 대폭 늘려 미래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교육의 질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젠슨 황 CEO가 한국에 26만 장의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혀 정부의 AI 산업 육성에 속도가 붙게 됐다. KAIST와 엔비디아 협력이 그 골든타임의 상징적 사건이 되길 기대한다.